불교와 나
이제 스님들에게 삼배를 하기가 싫다.
언제부턴가 그랬다.
그것이 나의 아상인가 하여 삼배를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개운하지 않았다.
절에가서 부처님 앞에서 삼배를 했다.
그런데 개운하지가 않다.
선지식들이 예불을 하는 모습이나
절에서 하는 의식에 관여하는 모습이 적은 것이 이해가 된다.
얼마 전까지는
나의 삶의 방향이 석가모니 부처님처럼 완전한 개달음을 얻어서
완전한 도인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중생을 구제하고 싶었기에
내 인새에서 가장 소중한 스승이 석가모니 부처님이었고
님의 말이 세상의 중심이 되었다.
지금은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석가의 길이 아니고
스님들의 길이 아니기에
굳이 내가 그들에게 삼배를 해가면서 그들을 만날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간에 내가 내면에서 그들을 필요로하는 마음과
그동안 세뇌되어버린 마음이
아직도 삼배를 하면서 그들을 만나야 하는 것으로 인식해버린 것이다.
지금도 석가모니 부처님의 위대함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지금 이 시대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환생한다면 이렇게 살리라 하는 방향으로
나는 나의 삶의 길을 가기에
굳이 그러한 틀 속에서 세월보내는 사람들과 상종할 필요조차도 없는 것이다.
지금 내가 나의 길을 가는데 그들이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한편 도움만큼이나 해로움(시선, 구속, 시간낭비, 혼선)이 많은 것이다.
지금은 나의 길을 간다.
그들에게 이렇다 저렇다 할 말도 없다.
그들이 있어서 지금이 있듯이
그들에게 언젠가는 참고가 된다면 다행이고
다만 나는 나의 삶에 후회가 없기를 바라고
웃으면서 죽어리라는 나의 맹세를 지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속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