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들
공부하는 이유 2, 지족
imita
2009. 2. 22. 18:34
영주암 일요일 오전에 하는 시민선방에서 왜 공부하느냐고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불교를 없애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 말을 절반 이상은 공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불교를 공부, 실천하면서 불교를 없앤다고 하는 그런 발상을 불교는 용인하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도 하는 것인다.
공부의 끝은 부족함이 없는, 다함이 없는 것을 이루는 것이다.
다른 말로 족함을 아는 것, 지족이다.
현재 나의 상태에서 부족함이 없다는 것
더 이상 구할 것이 없다는 것
그것에 충분히 만족한다는 것이다.
물질적인 욕심, 탐심을 버리고
내면의 충만함으로 산다는 것인데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면서
향후에 일어날 수 있는 불만족에 허우적거리지 않을 준비를 하면서
자신의 현재에 만족할 순 있을 것이다.
누구나 다 부족함이 있다는 위안도 한몫할 것이다.
완전한 만족은 어려울 지라도
이정도면 되었다 하는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인데
그것마저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작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기 위한 것이요
공부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다.